
육아포비아를 넘어서
_2025 이미지
48년 뒤면(2072년) 노인이 절반이 된다고 합니다. 대한민국 주 가구형태는 1인가구로, 가구 소형화 속도도 빠르고요.
저출산 문제가 단순하게 "주거비, 양육비, 사교육비, 고용불안, 경력단절"과 같은 문제로 야기된 걸까요?
자손을 만드는 건 어찌보면 본능일 것일진대...
이기적 유전자가 이어오던 생명의 릴레이의 마지막 주자가 불안하고 걱정많은 한국인이 될 거라니.
"저출산_ 눈치 보는 사회가 만든 뉴노멀"
소득도, 주택도, 나이도 아닌
그 내면에 뿌리 깊게 자리한 "가치관"을 살펴보면서
저출산에 원인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저출산, 도대체 왜?
- 만혼 : 오랜 기간 학업, 취업, 경력유지 등으로 인해, 만혼으로 가임기간이 줄어들었습니다. 결혼이 '인생의 다음 단계'가 아니라, '리스크 관리 대상'이 되어버림
- 내신강화로 생긴 경쟁 DNA : 이해찬 세대(1999~2001년 사이에 고등학교에 입학한 1983~1985년생), 고교 교육정상화를 위해 내신이 강화됐다. 그러나 학교 내 상대 평가가 중요해면서 전국단위 시험뿐 아니라 짝꿍 철수, 절친 영희와 내신·수행평가로 다투며 '만인의 만인을 향한' '찌질하게 짜치게'구는 경쟁이 사회의 무한경쟁과 이기주의 심화로 이어졌다. 친구들이 다 경쟁자가 되니, 손해 보는 것에 과민해지고, 자연스레 사회통합에 취약해진다. 육아 역시 성취경쟁의 연장선으로 봤을 때 리스크가 크다 판단하게 된다. (이들의 이직이 잦은 것도 더 좋은 직장으로 올라가기 위한 무한 경쟁 탓)
- 피곤한 가족주의 : 저출산을 부른 건 개인주의가 아니라 가족피로, 즉 가존우선주의에 대한 반감에 있다. 가족을 위해 내 삶을 바치고 헌신했던 개인주의자가 될 수 없는 '한국 부모들'이 저출산의 원인이 된다. 남성들은 과거 아빠처럼 살기를 껄끄러워하고 있고, 여성도 과거 엄마처럼 살기 싫은 건 마찬가지다. 특히 여성들은 결혼하면 내 부모뿐 아니라 배우자의 부모까지 부담해야 하는 처지에 놓일 수 있는 두려움이 있다. 가족이 주는 따뜻함보다 의무와 피로가 더 크게 다가온다. 청년들도 고령자와 한 공간에서 일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럽게 생각한다. 그만큼 문화적 차이가 크고, 그들을 대하는게 어렵기 때문이다.
- 눈치 보는 사회 : 많은 콘텐츠와 SNS는 육아포비아(공포)를 강화시킨다. 유교적인 체면문화, 비교와 경쟁이라는 압박 속에서 완벽한 부모 신드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출산이 축복과 성취가 아닌, 사회적 감시의 대상, 비난의 대상이 되어버린다. 맘충이라는 낙인과 노키즈존 은 아이와 엄마를 사회적 구조적 약자로 몰라가며, 출산 자체를 공포의 영역으로 만든다. (남녀노소 누구나 진상은 있고, 이상한 사람은 있지만 엄마와 아이를 집단으로 지칭하며 혐오하거나 사회에서 거부하진 않는다) 이는 아동과 육아에 대한 몰이해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도 원인이 된다.
→ 저는 이해찬세대의 직전세대입니다. 01학번으로 야간자율학습(밤 9시 하교)을 마지막으로 경험했던 세대이죠. 내신강화가 내 주위 모두를 경쟁자로 만들면서 찌질하고 이기적인 인간형을 만들게 됐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경쟁이 몸에 박힌 경쟁 DNA 참 무섭네요. 전 TV에서 처음으로 싱어게인(경쟁프로그램)을 보면서 재밌게 보는 와중에도 경쟁 구도롤 만드는 것에 대해 내면에 거부감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모두 경쟁프로그램만 보고 그걸 즐기고 있죠.
2. 트렌드와 저출산의 연결고리
대학시절 중국에서 유학하고 돌아와서 충격을 먹었던 건, 공항에 내려서 집으로 오는 그 과정에서 사람들 패션이 모두 똑같다는 것이었어요. 한국에 살 땐 몰랐는데 나갔다가 들어오니 그 한결같은 패션이 좀 우스꽝스러워 보였다고나 할까요.
한국사람들은 왜 이렇게 트렌드에 집착할까요.
남들처럼 해야 안전하다, 눈치껏 맞춰야 뒤처지지 않는다_라는 심리가 있는 것 같아요. 역사적으로도 눈치를 잘 봐서 선택을 해야 그 흐름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고, 그 조상들 아래에 눈치보는 DNA가 태생적으로 있는 듯합니다.
과거 둘만 낳아 잘 기르자 캠페인을 했을 때, 국민 대부분이 놀랍게도 말을 잘 들었거든요. 효과가 너무나 좋았죠. 아마도 아이를 줄줄이 낳는 건 무식하고 생각 없는 행동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눈치 보는 한국인"은 그런 무형의 규범을 잘 따르게 된 것이 아닐까요? 한국인은 어떻게 보면 정말 순응적인 것 같아요. (코로나 백신 맞으라 해도 잘 맞고, 정부에서 뭘 시키면 그냥 합니다) 지금은 그런 눈치게임에서 "저출산"이 사회의 "뉴노멀"이 된 것이 아닐까요? 특히나 한국인은 발 빠르게 트렌드를 쫓기에 이 저출산이라는 뉴노멀이 아주 빠른 속도로 정착하고 퍼지게 됐지요.
3. 사회가 부모와 아이에게 인색한 나라
인터넷에 보면 부모 욕하면서, "그럴 거면 애를 낳지 마~"라는 댓글들이 도배되는 걸 종종 볼 때가 있어요. 물론 어딜 가나 이상한 사람은 있지만, 부모도 처음이고, 힘들고, 아이는 뭘 모르고, 그 상황들을 닥쳐 보지 않고서 욕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사회가 이렇게 인색한데 감히 무서워서 아이를 낳겠냐고요...
엄마가 애를 잘못 키운다는 비난은 심지어 가족내에서도 비일비재하기에, 엄마가 되는 순간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비난부터 하는 가족들로 인해 서러울 때가 많죠. ( 뼈를 갈아넣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왜 그걸 먹이냐, 왜 그걸 입히냐 뭐 사사로이 비난이 집중됩니다)
출산과 육아에 대해 정부의 지원이 유아기만 집중할 게 아니라, 학령기까지 생애주기별로 지원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합니다. 그러나 가장 큰 해결책은 단순하게 돈을 지원하는 것 너머에 있다고 보이네요. 솔직히 아이는 큰돈 없어도 기를 수 있어요. 오히려 아이는 부족함에서 성장하고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게 됩니다. 다른 원인 문제가 아니라 엄마가 낳고 싶으면 낳는 건데, 그런 미래의 예비 엄마들이 출산과 육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만들려면 우리는 "감성"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걸 머리로 알고 있죠. 단순하게 출산비 지원하는 게 아니라...
개인주의자의 성찰 - https://naturalmedicine.tistory.com/m/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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