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줬으면 그만이지
(아름다운 부자 김장하 취재기)
_2023 김주완
나는 김장하 선생의 100분의 1도 못 따라 가겠지만,
그럼에도 나도 이 분처럼 살고 싶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어떻게 늙어가야 할까 고민이 깊어질 때마다, 이런 분을 롤모델 삼아 걸어가고 싶다.
목차박스 |
1. 교육사업_명신고 2. 조건없는 기증_명신고 공립전환 3. 진정한 보시의 삶이란 4. 마무리_나의 인생 후반기 |
1. 교육사업_명신고
p162 김장하 이사장은 교사와 직원 채용에 세 가지 원칙이 있었다.
첫째, 친인척이나 지인은 쓰지 않겠다.
둘째, 돈을 받고 채용하지 않겠다.
셋째, 권력의 압력에 굽히지 않겠다.
이런 원칙에 따라 학교 설립 초창기에는 마치 이현세 만화 [공포의 외인구단]이나 주성치 영화 [소림축구]에서처럼 강호의 고수를 찾아 모셔오듯 교사들을 채용했다.
당시 교사 초빙 조건은 '사범대학 출신 경력 5~7년 정도의 활동력 있고 의지가 강한 30대 초반~40대'였다고 한다. 물론 실력은 기본이었다. 개교 3년이 지난 1987년부터는 신문에 채용공고를 내고 공개채용 과정을 거쳤는데, 이때는 이미 좋은 학교라는 소문이 나서 강호의 고수가 자발적으로 모여들었다. 신문을 통한 공고, 서류전형, 면접, 그리고 공개수업. 명신고등학교가 완성학년이 된 이후의 교원 임용절차이다.
원칙과 조건, 채용절차에도 불구하고 청탁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교육청 과장, 국장, 정치인, 세무서장...) 김장하 이사장은 그 모든 걸 물리쳤다. 명신고등학교는 교사 채용비리, 학교 재정 회계비리도 발붙일 데가 없었다. 이 때문에 시련도 겪었다.
p183 전교조를 불법으로 규정한 노태우 정부의 해직 압력을 이겨내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명신고등학교에서는 198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집단해직사태 때 단 한 명의 해직교사도 없었다. 채현국 이사장이 운영하던 양산개운중학교와 효암고등학교 역시 단 한 명의 해직교사가 없었던 것과 상통하는 얘기다.
2. 조건없는 기증_명신고 공립전환
"1991년 8월 김장하 이사장이 명신고 국가헌납 선언을 하고 9월 1일 공립으로 전환"
"나중에 나이들어 형편이 못되면 괜히 사사로운 욕심시 생길까 두려웠던 겁니다. 교육이 사업이 되어서는 안 되지 않겠어요. 사업을 하려면 다른 일로 해야지, 학교를 갖고 사업하는 마음으로 하면 큰 일 나는 겁니다. 그래서 한 살이라도 더 젋을 때 그냥 국가가 맡아 달라고 내어 놓은 겁니다."
3. 진정한 보시의 삶이란_ 반대급부를 바라지 않는
취재과정에서 만난 모든 사람이 그랬다. '나는 김장하 선생의 10분의 1, 100분의 1에도 미칠 수 없는 사람'이라고. 나도 그렇다.
"재물은 내 돈이다는 생각이 안 들고 언젠가 사회로 다시 돌아갈 돈이고 잠시 내가 위탁받았을 뿐이다. 그 생각 뿐이야. 이왕 사회로 돌아갈 돈인 바에야 보람있게 돌려줘보자 그런거지."
이런 김장하 선생님의 삶은, 단순히 좋은 일을 많이 했다는 차원을 넘어선다. 그분의 행위에는 '보시'란 무엇인가를 다시 묻게 만든다.
마침 책에서 소개된 한 스님의 이야기가 그 인생철학을 잘 보여준다.
[스님이 눈보라가 치는 어느 추운 겨울날, 고개 마루를 넘어서 이웃 마을로 가고 있습니다. 저쪽 고개에서 넘어오는 거지 하나를 만납니다. 곧장 얼어 죽을듯한 그런 모습입니다. 저대로 두면 얼어 죽겠는데~ 그래서 가던 발길을 멈추고 자기의 외투를 벗어줍니다. 엄청난 고민 끝에 외투를 벗어준 것인데 그 걸인은 당연한 듯이 받고는 그냥 가려는 겁니다.
그래서 이 스님이 기분이 나빠진 거예요. 그래서 "여보시오.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는 해야 할 것 아니오?" 했더니 그 걸인이 하는 말이, "줬으면 그만이지. 뭘 칭찬을 되돌려 받겠다는 것이오?"
그래서 그 스님이 무릎을 칩니다. "아, 내가 아직 공부가 모자라는구나. 그렇지, 줬으면 그만인데 무슨 인사를 받으려 했는가. 오히려 내가 공덕을 쌓을 기회를 저 사람이 준 것이니 내가 저 사람한테 고맙다고 인사를 했어야지, 왜 내가 저 사람한테서 인사를 받으려 한 것이냐." 탄식을 하면서 그 고개를 넘어왔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봉사를 할 때, 어떤 마음으로 봉사를 할 것인가를 느끼게 해 줍니다. 요새 만 원어치 봉사를 하면서 고아원 앞에서 사진을 찍고 백만 원어치 PR을 한다든지, 그 봉사의 가치를 되받으려 한다든지, 반대급부를 바라고 봉사를 한다든지, 이런 봉사의 개념에서는 정말 맞지 않는 이 스님의 이야기를 우리는 떠올려 봐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마무리
앞으로 40대 후반, 50대, 노년에 이르기까지 제겐 많은 시간이 있고, 그 시간을 어떤 일을 하며 보낼까 생각해 봅니다.
제가 어떤 일을 하든,
바른 길을 묵묵히 걸어온 이들의 삶을 따라 걷는다면
제가 걷는 그 길 또한 ‘바른 길’이 되겠지요.
봉사를 하거나 남을 도울 때,
우리 몸에는 옥시토신이 분비되어,
면역력을 끌어올립니다.
남을 살리는 것이 나를 살리는 것이라는 말은,
문학적으로도 과학적으로도 맞는 말이네요.
그쵸?
명문학교를 세우고, 강호의 고수를 찾아 모셔오듯 교사들을 채용했다는 점도 인상 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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