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전공 엄마, 왜 아이에게 중국어를 가르치지 않을까?

 

목차박스

1. 중국어 전공 이유 2. 나의 중국어 여정 3. 언어보다 컸던 체험의 기억 4. 아이에게 억지로 가르치지 않아요 5. 아이에게 중국어를 가르친다면_성격까지 바꾸는 언어 6. 언어는 깊어질수록 어렵다_ 독서 必

 

1. 중국어 전공 이유

제가 중국어를 전공한 이유는 솔직히 단순했습니다.
학창 시절, 오빠가 거의 맨날 중국 무협 영화를 봤는데, 옆에서 함께 보며 자연스레 중국어 발음에 익숙해졌어요. 그 소리가 어쩐지 묘하게 멋있게 들렸습니다. (무술을 하면서 말해서 그런지도..)
게다가 당시 학교의 영어 선생님은 정말 최악이었어요. 영어에 대한 반감이 생기고, 제2외국어로 배운 중국어가 상대적으로 더 재미있게 느껴졌죠. 그렇게 저는 중국어를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2. 나의 중국어 여정

면적도 크고 인구도 많은 나라인 중국. 90년대 말부터 한국 사회에서 중국어를 배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중국어가 실용적인 무기가 될 거라면서요. 운 좋게도 제가 외국어를 전공한 건 +a가 되어 직장에서도 도움이 되었지요.
 
회계, 기획관리 파트에서 일했지만, 한국에서 근무하면서 중국에 거주하는 중국직원들을 관리하고 소통하는 데 (이메일, 서류) 도움이 되었습니다. 외국계기업이지만 영어를 아무리 잘해도, 중국인 직원이 영어를 못하면 어쩔 수 없기에, 업무메일 하나 작성할 때도 [한국어+영어+중국어] 3가지 버전으로 작성해야 했습니다. (요즘은 AI가 있어서 그런 건 식은 죽 먹기겠지요)
 

3. 언어보다 컸던 체험의 기억

중국어를 배워서 좋았던 점은, 어학연수를 가서 다양한 사람들과 접했던 기억입니다. 제가 외국어 전공을 하지 않았다면 외국에 그렇게 오래 지낼 수 없었을 거예요. 언제 그렇게 다양한 외국인을 만나보고, 어울리고 하겠어요. 아무것도 몰랐던 학생이었을 때 그런 경험들은 참 재미난 지구별 여행이었습니다. 
 

4. 아이에게 억지로 가르치지 않아요

가끔 일상 속에서 아이와 중국어 몇 마디를 주고받긴 합니다. 단순한 놀이처럼, 가볍게요.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영어, 수학, 독서, 예체능 등 이미 배워야 할 게 너무 많습니다. (제 아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문제…ㅋ) 더하여 중국어는 한자도 복잡한데, 거기에 더해서 중국어 발음과 성조까지 가르치면 어린아이에겐 너무 혹독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중국어를 잘 알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아이에게 당장은 가르치고 싶지 않아요. 아마 저의 중국어 지식은 아이가 중학생정도가 되면 도움을 줄 수 있을 듯싶습니다. 지금은 그저 흥미위주의 간단한 대화만으로 만족합니다. 만약에 아이가 궁금해하면 그땐 망설이지 않고 도와주겠지요. (그런데 그런 일은 없을 듯...;;)
 
동기부여가 전혀 없는 아이에게 한자의 벽은 높고 빽빽합니다. 어린아이에게 외국어보다 더 필요한 건 질문하고 상상하고 실수하면서 배우는 자유겠지요. 학습의 가장 좋은 출발점은 아이가 질문하는 순간입니다. 모든 교육은 타이밍과 동기부여가 핵심이지요. 기다려주는 것도 교육입니다.
 
"나는 가르치지 않는다. 함께 생각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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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아이에게 중국어를 가르친다면_성격까지 바꾸는 언어

 
제가 중국어를 배우면서 회의가 든 적도 있었어요. 
 
그땐 녹음된 테이프를 들으며 공부했는데, 어찌나 말투가 강하고 억세고 위협적으로 들리던지요. 이게 정말 중국어인지, 아니면 욕인지 모를 정도로 부담스럽게 다가온 적도 있었죠. 중국어에는 된소리 발음이 많은 데다, 성조를 또렷하게 들려주기 위해 성우들은 억양을 과하게 강조했어요. ( 같은 언어라도 부드럽게 말하면 멋있을 수도 있는데…) 그러다 보니 듣다 보면 귀가 피곤하고, 감정적으로도 거부감이 생기곤 했습니다. (+ 중국뉴스 아나운서 말투도...)
 
심지어 저도 중국어만 하면 말투가 강해지는 걸 느꼈어요. 한국어로 말할 땐 부드럽다가도, 중국어를 하면 마치 사람이 바뀐 듯했죠. 영어도 나도모르게 중국어톤으로 나옴…
‘이러다 내 성격까지 바뀌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요. 그래서 억양과 톤을 일부러 낮추는 데 신경을 써야 했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중국어를 가르친다면, 무조건 성조와 억양만 강조하기보다, [부드럽고 상냥한 말투와 리듬]으로 접근하고 싶어요.

단지 언어를 잘 구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언어가 아이의 태도와 감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으면 하거든요. 그래서 일상에서 사용하는 부모의 말투 역시 신경 써야 할 필요가 있어요.
 
언어는 [사람의 생각과 태도를 만드는 틀] 일 수도 있어요.
 
"말은 기술이지만, 말투는 삶이다."

 

5. 언어는 깊어질수록 어렵다 _독서必

 

모든 언어란 것이 깊이 있게 배우다 보면, 마지막의 고급언어의 영역은 급격히 어렵습니다. 한국어도 마찬가지죠.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은, 기본적인 대화에는 문제없지만, 한자를 공부하지 않는다면 고급한국어의 세계는 경험할 수 없겠지요. 책을 읽는 것도 힘들 거예요. 대화하는 것과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다른 차원인 것 같아요. 
 
저는 중국어를 전공하긴 했지만, 중국 원서를 읽는 것은 완전히 다른 고통의 세계입니다. 문장과 문장, 단어와 단어 사이에 공백이 전혀 없어 시각적 피로도가 아주 커요. 자주 사용하지 않는 글자는 발음도 가물가물하고요. 구어체가 아닌 문어체는 훨씬 어렵고 고전적이에요. (심지어 중국 원서는 만화책도 피로도가 큼...ㅋ 지극히 주관적이지만..)
 
그래서 영어를 배울 때도, 일상적인 대화에만 너무 치중하지 말아야 합니다.
어릴 적부터 쉬운 원서부터 읽어나가면서, 조용한 책 읽기를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오늘 하루 아이에게
좀 더 부드러운 말투로 다가가 보세요.
제 글이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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